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서 한 시간가량 기차를 타고 델프트역에 도착했을 때는 밤 9시가 넘어 있었다. 낯선 소도시 역을 나서자마자 오래된 벽돌집 사이로 운하가 흐르고 아담한 다리마다 자전거와 꽃바구니가 놓여 있었다.다음 날 숙소 근처 카페에서 커피와 갓 구운 크루아상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운하에 거울처럼 비쳤다. 백조가 천천히 물살을 가르고 젊은이들은 높다란 자전거를 쌩쌩 몰았다. 델프트의 첫인상은 건강한 자유와 평화였다.● “돌봄은 주의를 기울이는 일”델프트에 간 것은 지난달 16~19일 델프트공대에서 열린 유럽조경학교협의회(ECLAS)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올해 이 학회 주제는 ‘돌봄-행성적 조경’. 에릭 A. 더 용 암스테르담대 명예교수는 마찰과 분열이 커지는 시대일수록 인간이 자연을 멀리서 관찰하는 존재에 머물지 말고 살아 있는 세계에 더 깊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그의 논지는 간결했다. “돌봄은 먼저 주의를 기울이는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