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가 계곡 안으로 들어서자 창밖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초록빛 들판 너머로 거대한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곳곳에서 폭포가 하늘에서 떨어지듯 흘러내린다. 멀리 협곡 끝에는 만년설을 머리에 인 알프스 봉우리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마치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풍경이다. 스위스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은 처음 마주하는 순간부터 여행자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많은 사람이 라우터브루넨을 융프라우 여행의 관문 정도로 생각한다. 실제로 인터라켄에서 남쪽으로 약 10㎞ 떨어진 이 마을은 융프라우요흐와 벵엔, 뮈렌 등 알프스 명소로 향하는 출발점 구실을 한다. 하지만 라우터브루넨의 진짜 매력은 목적지로 가는 길목이 아니라 마을 자체에 있다. 300m 높이서 떨어지는 폭포수 장관베른주의 고원지대를 뜻하는 베르너 오버란트(Berner Oberland) 지역에 자리한 이 작은 마을은 길이 약 15㎞에 이르는 거대한 U자형 협곡 초입에 위치해 있다. 이 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