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사회는 각자의 구조를 갖고 있지만, 그 모습을 한눈에 그리는 건 쉽지 않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며 전체를 가늠해 보려는 것 같은 막막한 일을 함양아 작가(58·사진)는 8년째 이어 오고 있다. 사회의 구조를 영상 작업으로 담아 온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프로젝트의 신작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에서 공개됐다. 함 작가의 개인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는 영상 설치 신작 2점 및 이 연작과 관련된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 프로젝트는 2014년 일어난 세월호 사건이 계기였다. 함 작가는 “뉴스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아 1년 동안 작업을 못 하다가 ‘작가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먼저 학교 체육관을 배경으로 잠들어 있는 사람들을 담은 8분 40초 길이의 영상 ‘잠’(2015∼2016년)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활기차게 뛰어야 할 체육관 바닥에 잠든 모습은 불길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광경 옆에서 의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