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박원호]바람에는 국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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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2034470_7KhkuHUS_dcb7e44135070e503608efe8ee0a1452ad5a2c76.png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비행기를 사랑하고 전쟁은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비행기는 하늘을 향하는 꿈인 동시에, 전투기가 남긴 살육과 폐허이기도 하다. 이 불편한 조합에서 태어난 영화가 ‘바람이 분다’이다. 주인공 호리코시 지로는 눈이 나빠 조종사가 될 수 없자 설계자가 된다. 꿈속 비행기는 구름 위를 고래처럼 미끄러지고 날개의 곡선은 눈부시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의 가장 큰 고객, 아니 주인은 국가였다. 국가는 지로의 연필을 빼앗지 않았다. 그 대신 설계실과 월급, 명확한 주문을 주었다. 더 빠르고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 지로의 꿈은 그렇게 일본 제국의 표식을 달고 전쟁터로 향한다. 2013년 한국 개봉 때 군국주의 미화 논란이 일었던 것은 당연하다. 화면은 너무 아름답지만 우리는 그 비행기들이 어디로 날아갔는지 알기 때문이다. 영화는 지로의 꿈과 좌절을 응시하면서도, 그 날개 아래 죽어간 조선인 등 바깥 세상의 사람들에게는 좀처럼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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