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 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십시오.”(고 김수환 추기경·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명동성당에 진입하려는 경찰에게) 대한민국 민주화운동 역사는 학생과 노동자, 정치인을 중심으로 기억되고 기록된 게 많다. 하지만 그 뒤에는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묵묵히 함께 고난의 길을 걸었던 종교인들도 있었다. 신앙은 달랐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존엄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하나가 됐던 종교인들의 민주화운동 역사를 조명한 기획전 ‘가장 낮은 곳에서 울린 종소리―민주주의를 위한 기도’가 최근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에서 개막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이재오)가 마련한 이번 전시는 1960년대 중반부터 1987년 6월 민주항쟁까지 종교계의 활동을 김수환 추기경의 ‘장백의(長白衣·사제가 미사 때 입는 발끝까지 내려오는 흰색 전례복)’와 지학순 주교의 ‘양심 선언문’ 등 유물과 영상, 기록물로 선보인다. 김수환 추기경의 장백의는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