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물 속에 살아있는 고대 그리스돛대에 묶인 남자, 그리고 그 앞에서 피리를 부는 새의 몸을 한 여인. 약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의 도자기에 그려진 그림인데 왠지 낯설지 않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화제작 ‘오디세이’의 한 장면, 세이렌 일화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오디세우스는 부하들의 귀는 밀랍으로 막은 채 자신의 몸은 돛대에 묶고 뱃사람을 유혹해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세이렌의 노래를 듣는다. 그렇게 그는 인간으로는 유일하게 세이렌의노래를 듣고도 살아남는다. 여기까지는 호메로스의 원전 ‘오디세이아’를 충실히 따르지만, 주인공이 세이렌의 노래를 들으며괴로워하는 부분은 각색됐다. 원전에는 세이렌의 맑고 고운 노래에 취해 뱃사람들이 항해를 멈추고 섬에 머물다 죽음을 맞이한다고 나온다. 도자기의 그림처럼 세이렌을 넋 놓고 쳐다보는 장면이 원래 내용에 더 가까운셈이다. 물 위로 펄쩍 뛰어오른 돌고래나 음악의 음률을 시각화한 듯 길게 휘어진 식물도 세이렌의 유혹을 적절히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