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구리를 잡고 싶으면 네 손이 잎이 돼야 한단다.”어린 시절 만화가 산호(필명·30)에게 할머니가 건넨 말이다. 여름이면 할머니 집 화단엔 개구리가 많이 찾아왔다. 어린 산호는 개구리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채 애를 태웠다. 그 모습을 본 할머니는 손녀의 손을 찬물에 오래 담갔다. 그리고 축축해진 손을 봉선화 옆에 갖다 대며 말했다. “네 손이 봉선화 이파리인 척 해.”가만히 손을 대고 있으니 개구리 한 마리가 손 위로 폴짝 뛰어올랐다.“그때 약간 ‘어?’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세상이 바뀌는 느낌이었죠.”지난달 한국 만화 최초로 미국 ‘아이스너상’을 받은 산호 작가를 26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아이스너상은 프랑스 앙굴렘상, 미국 하비상과 함께 세계 3대 만화상으로 꼽힌다. 산호 작가는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이하 ‘연옥당’)으로 ‘최우수 아시아 만화 미국판’ 부문을 수상했다.할머니의 말은 산호 작가에게 ‘내가 먼저 상대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