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안녕!” ―김미조 ‘경주기행’ 김미조 감독의 영화 ‘경주기행’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병치되어 있다. 엄마(이정은)와 세 딸이 낡은 승합차를 타고 경주여행을 가고 있지만 트렁크에는 납치된 사내가 타고 있다. 티격태격하며 가는 모습은 영락없는 가족여행처럼 보이지만, 그건 알리바이를 위한 포장일 뿐이다. 사실은 납치한 사내를 살해하러 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 가족은 그 사내 백상현(변요한)에게 막내 경주(황현정)를 잃었다.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납치 살해된 것이다. 체포된 백상현에게 너무 가벼운 처벌이 내려지자 아빠는 “내 딸을 두 번 죽이지 말라” 외치고는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그러니 막내의 생일에 맞춰 가족이 함께 가는 경주여행이라는 다소 밝은 분위기에, 가해자를 납치해 사적 복수를 하러 가는 비장함이 겹친다. 경주는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모여 까르르 웃으며 사진을 찍을 것 같은 곳이지만, 하필 막내 이름이 경주인 이들 가족에게 그곳은 가는 곳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