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물건에도 ‘팔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로 반출된) 미술품이 또 하는 일이 있어요. 외교적이거나 문화적 또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이 있거든요.” 김수진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가 지난달 펴낸 ‘수집된 한국’(책과함께)은 1882년부터 약 100년 동안 한국 미술품이 미국으로 건너간 경로를 추적한 책이다. 김 교수는 최근 동아일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해외에 있으니 무조건 환수해야 한다는 논리는 너무 단순하다”고 짚었다. 그가 이번 책에서 ‘작품의 프로비넌스(Provenance·출처)’에 대해 다룬 이유는 “학계는 물론이고 사회가 앞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외 박물관들은 벌써부터 이런 연구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문화유산의 원소유주였던 국가들의 환수 요구가 늘어나자 “프로비넌스 연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김 교수가 환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본 가장 분명한 경우는 불법성과 부도덕성이 뚜렷한 반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