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미술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바빠지는 건 ‘눈’이다. 화려한 색채의 조화, 작가의 현란한 붓 터치, 감정을 흔드는 압도적인 비주얼을 기대하며 작품 앞에 선다. 하지만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1일 개막한 기획전 ‘솔 르윗: 오픈 스트럭처(Sol LeWitt: Open Structure)’에선 다른 감각과 마주한다. 솔 르윗(1928∼2007) 작품을 대규모로 선보이는 이 전시장에서 관객들은 먼저 ‘차가운’ 도형을 만난다. 한 치의 오차도 보이지 않는 정육면체 구조물과 벽면을 빼곡히 채운 질서정연한 선과 격자들은 관람객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눈으로 보지 말고, 머리로 생각하며 따라오세요.’ 미국 개념미술의 선구자인 르윗은 1967년 에세이에서 유명한 선언을 남겼다. “개념 미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다. 예술가가 개념적인 작품을 만들 때 모든 계획은 사전에 결정되며 그것을 제작하는 건 형식적인 일에 불과하다. 예술을 만드는 건 아이디어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