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4일, 경기도 과천시 가비아 사옥에서 흔치 않은 성명서 하나가 나왔다. 노동조합이 없는 이 회사에서, 등기이사를 제외한 임직원 411명 가운데 334명(81.3%)이 이름을 올린 공동성명이었다. “주식은 팔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우리의 일터는 팔고 떠날 수 없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성명은 창립 이후 처음 나온 규모의 집단적 의사 표명이라고 한다.계기는 명확하다. 국내 인터넷·클라우드 인프라 1세대 기업으로 꼽히는 가비아를 두고 창업자, 글로벌 사모펀드, 그리고 행동주의 펀드가 뒤엉킨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이 사안을 다루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토종 IT 기업이 외국계 자본에 넘어갈 위기”라는 자극적인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면 두 가지를 놓친다. 하나는 가비아라는 회사가 지난 28년간 실제로 무엇을 쌓아왔는가라는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소액주주를 보호하겠다며 만든 제도가 정작 이 싸움의 무기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창업 28년간 순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