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헤세, 종이 구했어” 전후 독일 지성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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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알 유희’를 위해 며칠 전 마침내 초판을 찍을 종이를 확보했습니다. 이 종이를 러시아 점령지에서 이쪽으로 들여오기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헤르만 헤세 귀하’로 시작하는 이 편지의 발신인은 헤세의 편집자이자 주어캄프 출판사를 세운 페터 주어캄프(1891∼1959)다. 편지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한 권의 책을 찍기 위해 종이를 구하고, 다른 지역으로 보내고, 인쇄소를 찾아야 했던 긴박한 현실이 고스란히 담겼다. 주어캄프가 1945년부터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959년까지 작가와 지식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선별해 묶은 책이다. 주어캄프는 나치가 출판계를 장악하고 출판사를 선전 도구로 만들던 시기에 출판 일을 했다. 1944년 나치에 의해 국가반역죄 혐의로 체포돼 수감되기도 했다. 고문 후유증으로 자주 침대와 병원에 누워 지내야 했던 그는 작가들을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편지를 주고받았다. 편지 속 주어캄프는 원고의 방향을 세심하게 조언하고, 출간을 제안한다. 종이를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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