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막한 최 참판 댁에서 울리는 최치수의 기침 소리, 서희의 핏발 선 하얀 이마, 구슬피 울던 구천이, 잘난 사내 용이와 그의 사랑 월선이, 지긋지긋한 평산이와 빌런 귀녀…. 옛날 사람들이 분명한데도 왠지 한숨 쉬며, 바지를 툭툭 털며, 쓱 나타날 것만 같은 대하소설 ‘토지’ 속 인물들입니다. 고전문학이라고 하면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오만과 편견’ 등을 떠올리는 학생들에게 우리 문학의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또 스스로 완독해 보고 싶은 욕심을 얹어 2025년 조직했던 세종과학고 ‘토지 낭송반’이 올해로 2년째를 맞이했습니다. 혼자 읽기 부담되는 책은 함께 모여 낭송하면 쉽게 읽을 수 있다는 확신도 갖게 됐습니다.● 15분 낭송의 힘 처음에는 한 쪽씩 돌아가면서 낭송을 시작했습니다. 묵독(默讀)을 할 때면 때로는 긴 묘사와 서술은 훌쩍 뛰어 넘겨 버릴 때도 있고, 헤아려 보기에 너무 많은 인물이 나오면 그 사이의 관계도를 인공지능에게 알려달라고 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