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파도 소리에 잠이 깼다. 정말 ‘철썩, 철~썩, 처~얼썩’ 한다. 숙소 ‘고흥의 하루’ 펜션에서 바다까지는 약 50m. “파도가 잔잔한 날이 거의 없다”던 주인장 부부 말이 틀리지 않는다. 남해를 끌어안은 작은 만. 전남 고흥군 금장길 81번지. 거금도 남쪽 금산리 해안 마을이다. 슬리퍼를 꿰신고 터벅터벅 바닷가를 걷는다. 모래밭은 크고 작은 몽돌들이 절반이다. 발밑이 뽀득뽀득한 까닭이다. 바다로 튀어나온 왼편 언덕 뒤 바다에서 해는 이미 떴다. 넓게 낀 구름 틈으로 진한 오렌지빛이 새 나온다. 물이 점점 차 들어온다.● 벽화는 퇴색해도 괜찮아… 연홍도2면이 격자 틀로 짠 유리로 된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식탁은 두 개. 한쪽 테이블엔 간밤에 누가 읽었는지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와 김승옥 ‘무진기행’이 놓여 있다. 메뉴는 무화과 식빵 토스트, 잼과 크림치즈, 복숭아와 토마토, 견과를 듬뿍 갈아 넣은 요구르트, 그리고 앙증맞은 사기 에그 스탠드에 든 삶은 달걀. 소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