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전 “위스키를 좀 안다”라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이야기를 나누다 궁금해서 물었다. 가장 좋은 위스키는 어떤 맛이냐고. 예상 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그야 둥글둥글한 맛이죠.” 둥글둥글한 맛이라니. 뜬금없는 말처럼 들려 다시 물었더니 한술 더 뜨는 답이 돌아왔다. “그냥 둥글둥글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다. 드라마 ‘대장금’의 어린 장금이가 “홍시 맛이 나서 홍시 맛이 난다고 한 것”이라고 답한 것처럼 말이다. 숙성이 잘돼 혀에 착 감기는 부드러운 느낌을 말한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비싸지만 뭔가 다른 맛에 이끌려 가끔 위스키를 마시던 내게 그 표현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대개 회사에서 누구에게도 척지지 않고 이 사람에게도 잘하고 저 사람에게도 잘하며 오래 버티는 사람에게 쓰던 그런 표현이 이렇게도 쓰일 수 있구나 싶었다. 그의 넘치는 위스키 지식은 하나도 부럽지 않았지만 그런 표현력은 살짝 부러웠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혀 위로 위스키를 굴려봤지만 아쉽게도 내게는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