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 종이 자체가 여백은 아닙니다. 점 하나를 찍으면 나머지가 여백이 되고, 점을 더하면 둘 사이에 관계와 운동감이 생기죠.” 공간디자인 스튜디오 WGNB의 백종환 대표(47)가 올가을 궁중문화축전에서 창덕궁 전시감독을 맡았다. 다음 달 7∼11일 열리는 전시 ‘조선 공간 미학: 백(白)의 질서’는 창덕궁 희정당을 공예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희정당 내부가 특별 개방된다. 백 대표는 16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나 “희정당은 여러 사건과 사람들의 관계와 층위가 쌓여 있는 공간”이라며 “우리가 창덕궁 후원이나 광화문을 알 듯, 희정당이라는 장소에 대한 기억도 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국가무형유산 전승자와 현대 작가 등 33명의 작품이 나온다. 첫 번째 방에선 오종 작가가 점·선·면으로 표현한 공간과 도예가 권대섭의 달항아리가 마주한다. 희정당 응접실에는 국가무형유산 궁중채화 보유자 최성우의 대형 채화를 들인다. 황제 수행원들이 머물던 찬시실(贊侍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