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어린이도 인간” 상식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 5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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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8718347_WxIZ1bsy_cad582020aa425b940f8076f15378cadc86778e4.jpg1445년 2월 5일,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건물에 갓난 여자아이가 맡겨졌다. ‘아가타 스메랄다’라는 이름을 얻은 아이는 버려진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돌보기 위해 세워진 유럽 최초의 보육시설 ‘인노첸티’가 받아들인 첫 아기였다. 이후 500여 년 동안 이곳이 품은 아이는 약 40만 명에 이른다. 단테를 전공한 문학 교수이자 이탈리아 문화 연구자인 저자는 인노첸티의 역사를 좇으며 르네상스 시대에 나타난 또 다른 변화를 들여다본다. 인간을 세계의 중심으로 불러낸 문화의 물결 속에서 어린이 역시 보살피고 교육해야 할 존재로 새롭게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출발엔 역설적이게도 부유한 상인 프란체스코 다티니(1335∼1410)의 속죄가 있었다. 흑사병으로 부모를 잃은 뒤 막대한 부를 쌓은 그는 노예 여성들과 관계를 맺고 아이를 낳는 등 방탕한 삶을 살았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재산을 자선사업에 남겼고, 이러한 구호 움직임을 배경으로 피렌체 비단직공조합이 인노첸티 설립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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