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체제에 묻혔던 北 ‘천재 판화가’ 함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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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정갈한 양복 차림에 뒷짐을 진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목판화 특유의 ‘칼맛’ 덕일까. 코와 입매를 강조한 굵고 강렬한 선들이 두드러진다. 판화가 함창연(1933∼2000)이 1956년 제작한 목판화 ‘자화상’이다. 폴란드 바르샤바 유학 시절 제작한 이 작품엔 함창연의 초기 예술 세계가 오롯이 담겨 있다. 동양인 유학생으로 주눅이 들 만도 한데, 당당한 풍채와 눈빛이 돋보인다. 저자인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은 “이방인이라는 처지에 위축되기보다 거대한 화면 중앙에 당당히 서서 세상을 향해 묻는다”며 “타인의 시선이나 체제의 요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남으려는 예술가의 단단한 자의식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 신간은 1933년 평안북도에서 태어나 평양미술대와 폴란드 바르샤바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함창연의 삶과 예술을 조명한 연구서다. 그는 ‘세계청년학생축전’ 동메달, ‘국제서적예술전’ 금메달을 받으며 동유럽에선 “천재 판화가”로 불렸다. 하지만 국내에선 북한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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