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사(袈裟)를 휘감은 투명한 사라(紗羅·명주실로 짠 얇고 가벼운 천) 위로 서운(瑞雲)이 흐른다.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얹힌 구름 위를 노니는 봉황들.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힌 천 아래 손은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合掌)인가.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자비안(慈悲眼·부처님의 자비로운 눈)에 모두오니,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그 앞에선 별빛이라.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제1미술관에서 열린 특별전 ‘붓끝으로 나투신 천년의 장엄, 고려불화대전’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지만 일반인은 쉽게 접하기 힘든 ‘고려 불화’가 주제다. 특별전을 연 강원 속초 계태사 회주 혜담 스님(고려불화학술연구소 이사장)은 “고려화불(畫佛)은 부처님을 은은한 배채법(背彩法) 위에 섬세한 금선(金線)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라며 “때문에 극상의 편안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고려불화 재현에 천착한 지 50년이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고려시대엔 불상 대신 화불을 모신 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