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추상화가 윌럼 드 쿠닝(1904∼1997)은 격정적이고 폭발적인 붓 터치의 추상화로 잘 알려져 있다. 가장 유명한 연작인 ‘여인’은 눈 코 입이나 인체의 윤곽이 드러나는 듯하면서도 순식간에 거친 물감 덩어리로 무너져 추상과 구상을 오간다. 이런 스타일은 작가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기 시작한 1980년대 초부터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두껍게 얹히던 임파스토(Impasto) 기법은 사라지고, 리듬체조 선수가 공중에 휘날린 리본 같은 간결하고 리드미컬한 선이 등장한다. 이 시기 대표작인 ‘무제 XIX’(1984년)가 국내 전시에 출품됐다. 최근 서울 강남구 글로벌세아 아트스페이스에서 개막한 ‘현대회화 하이라이트: 시대의 초상’전은 20세기 초부터 최근까지 작가 14명의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전시 기획을 맡은 박미화 독립 큐레이터는 7일 “19세기 이후 미술에서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이뤄진 변화와 순환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속 작품들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