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야흐로 휴가철이다. 소셜미디어에는 지인들의 여행 사진이 넘쳐나고, 거리에는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다니는 이들이 오고 간다. 그런 풍경을 보고 있으면 퇴직 후 나의 첫 가족여행의 기억이 떠오른다. 회사를 떠나고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가 가족여행이었다. 직장인 시절에도 여행은 했지만 늘 뭔가 아쉬웠다. 항상 분주하게 움직였고 가서도 업무 걱정에 머릿속이 복잡했다. 퇴직하고 나서는 시간만큼은 넉넉하니 가족들과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싶었다. 후보지를 추려 가족 대화방에 올려놓고는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하지만 반응이 시큰둥했다. 가기로 정한 뒤에도 세부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다들 함흥차사였다. 일정에 관한 대답은 반나절 뒤에나 돌아왔고, 장소에 대한 답변도 한참 후에야 들을 수 있었다. 한껏 들떴던 나의 기분에 초조함이 더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계획은 짰지만, 초반부터 삐걱댈 조짐이 보였다. 아침 비행기라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도 아이는 전날 밤늦게야 귀가했다.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