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사람에겐 ‘길’, 동물에겐 ‘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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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5545486_EZTmQ0qb_2cb2b2aa1820a6dbad9f96b06d88e05907d35d7f.jpg도로 생태학을 취재하던 저자는 열화상 카메라에 포착된 심야의 도로 모습을 보며 눈을 질끈 감는다. 영상 속 2차선 고속도로 가장자리에 어미 사슴과 새끼들이 서 있다. 사슴들은 몇 걸음 내딛더니 차가 다가오자 멈춘다. 15초가 지나 어미가 다시 발을 떼자 이번엔 픽업트럭이 급정거한다. 새끼들은 공포에 질려 도망갔는데, 어미는 40초 뒤 혼자 먼저 도로를 건넌다. 새끼들이 뒤따르려던 찰나 다시 헤드라이트를 켠 차량이 달려온다. 다행히 사슴들은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이처럼 위험천만한 순간들은 매일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지구엔 약 4000만 마일(약 6437만 km)의 도로가 깔려 있고,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저자는 이를 “인프라 쓰나미”라고 지적한다. 도로와 교통이 식물과 동물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연구하는 ‘도로 생태학’을 대중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세계에 넘쳐나는 도로는 이동 수단을 넘어 생태계를 분단하고 진화 과정까지 교란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동물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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