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소련서 북한까지… ‘붉은 미술’의 여러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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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쪽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진 어머니. 아이는 작은 손으로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어머니를 흔들어 깨우려고 한다. 하지만 힘없이 오므린 여성의 손은 그가 영영 일어나지 못할 것임을 암시한다. 6·25전쟁의 비극을 주제로 한 그림이지만, 총도 폭탄도 군인도 등장하지 않는다. 멀리 마을에서 치솟는 검은 연기가 이곳이 전쟁터라는 걸 보여줄 뿐이다. 이 그림은 폴란드 화가 보이치에흐 판고르의 작품 ‘조선의 어머니’(1951년)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에서 일하는 미술사 연구자인 저자는 이 작품이 “전쟁의 비극을 선전의 도구로 삼지 않고 패배와 상실의 정서적 진실에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마치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구조를 해체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그림은, 사실 당대 폴란드의 새로운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소련과 동유럽, 중국, 북한 등 냉전 시기 공산주의 진영의 미술을 본격 조명한 책이다. 저자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단일하고 고정된 양식이 아니라, 시대와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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