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용 리프트 위로 열두 명의 소년 소녀가 나란히 서 있다. 단정한 교복 차림이지만 금빛 토사물이 입에 달린 기괴한 합창단의 모습이다. 스피커로는 노래 ‘금의환향해야 하는 아이’와 ‘95세에도 꿈꾸며 달리는 해골’이 흘러나온다. ‘오징어 게임’ 같은 한국의 현실을 꼬집는 류성실 작가의 부산현대미술관 설치 작품 ‘만 가지 꿈’이다. 다양한 목소리가 어우러지는 2026년 부산비엔날레 ‘불협하는 합창’이 29일 개막했다. 22개국 46팀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부산현대미술관(사하구), 스페이스 원지(영도구), 옛 부산남고(영도구) 등 세 곳에서 펼쳐진다. 공동 전시 감독 에블린 사이먼스와 아말 칼리프는 “이번 전시는 지휘자가 없는 합창”이라며 “서로 다른 목소리 가운데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에 주파수를 맞춰 보기 바란다”고 했다. 스페이스 원지는 영도에서 선박 장비를 임대하던 창고를 개조한 전시장이다. 바로 앞으로 바다와 선박이 보이는 이 전시장에선 식민지 브라질에서 탈출한 아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