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창원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 시절 창원시로부터 받은 ‘20년 이상 거주 가구 기념패’가 아직 부모님 댁에 놓여 있다. 지금 두 분은 당신들의 고향인 창녕에 계시고 나는 서울에서 지내고 있지만, 우리 가족이 함께 보낸 시간의 초침은 여전히 그곳을 향해 있다. 그러나 대학 진학 이후 타지 생활을 이어오며 이제는 서울에서 지낸 시간이 더 길어졌다.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 시간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고향은 고향대로 의미가 깊지만, 이제는 지금의 보금자리로 삶의 중심이 옮겨 왔음을 느낀다. 여전히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창원이라 답하면서도, 어느 순간 정체성의 추가 서울로 완전히 넘어가 버리는 때가 올까 봐 문득 낯선 걱정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편하게 이야기하지만, 사실 오랜 시간 고향을 많이 그리워했다. 떠나온 과정이 순탄치 않았기 때문이다. 군 복무 중 집안 사정으로 급하게 이사를 하게 되었고, 그 사실을 나중에야 부모님을 통해 들었다. 휴가를 나왔는데도 돌아갈 집이 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