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아하기에 본래 붓 들기가 어려워, 시 한 편을 천 번 고쳐야 마음이 놓인다.늙은 할미도 갓 비녀 꽂은 처녀인 양, 머리 다 빗기 전엔 남에게 안 내보이네.(愛好由來下筆難, 一詩千改始心安. 阿婆還似初笄女, 頭未梳成不許看.)-‘마음을 달래다(견흥·遣興)’ 원매(袁枚·1716∼1797)잘 쓴 글은 단번에 나오지 않는다. 거듭 손질한 끝이라 단숨에 나온 듯 보일 뿐이다. 청나라 시인 원매는 시 한 편을 완성하는 일을 머리단장에 빗댔다. 늙은 여인도 갓 성년이 된 처녀처럼 머리를 다 빗기 전에는 남 앞에 나서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완성의 시도 마찬가지다. 단어 하나가 어색하고 구절 하나가 흐트러졌다면 아직 단장이 끝나지 않았다. 원매는 거울 앞에서 머리 모양을 이리저리 살피듯 글자를 바꾸고 시구를 가다듬었다. 마음에 차지 않으면 다시 매만지고, 그래도 어색하면 처음부터 손을 보았다. 말하자면 그는 시를 혹독하게 앓는 ‘퇴고(推敲) 중독자’였던 셈이다. 그러나 손질을 거듭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