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후 자신이 도달할 위치를 정하고, 로드맵에 맞춰 필요한 기술과 경험을 쌓는 것. 경력 관리의 정석으로 통했던 오랜 조언이 흔들리고 있다. 근로수명이 길어지면서 앞으로 50년, 길게는 60년간 일한다는 게 이상한 상황이 아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인공지능(AI)이 일의 방식과 필요한 역량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경력은 길어지는데 그 경력이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기는 어려워진 셈이다. 20세기에는 이른바 ‘경력 일정(career timetable)’이 많은 근로자의 삶을 결정했다. 교육을 받고 취업한 뒤 경력을 쌓고 은퇴하는 식이다.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은 비슷한 단계를 함께 거쳤다. 재교육을 받을지, 다른 분야로 옮길지, 업무 속도를 늦출지를 일일이 판단하지 않아도 됐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경력 일정이 일종의 조정 장치 역할을 했다. 이제 경력 일정은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 같은 나이라도 누군가는 기업을 떠나 여러 일을 병행하는 ‘포트폴리오 커리어’를 시작한다.